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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 중.인 기분 좋은 사람의 이야기
대표 결혼 8년 차인 부부가 이혼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아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회사 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 있던 남편도 그러자고 했습니다. 부부는 순식간에 각방을 쓰고 말도 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져갔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고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남편은 퇴근길에 과일 파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오늘은 귤이 너무 달고 맛있다며 꼭 사서 가라는 부탁에 할 수 없이 사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귤을 주방 탁자에 올려놓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고 나왔는데, 아내가 가만히 귤을 까먹고 있었습니다 "귤이 참 맛있네" 몇 개를 까먹더니 방으..
병풍처럼 둘러싼 산자락을 품으며 옹기종기 모인 마을엔 가족 없이 외롭게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한분이 계십니다. 돌봐줄 이 없고 이야기 나눌 이도 없어 적적함이 친구가 된지도 참 오래인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를 허망하게 보내고, 딸마저 6년 전에 사고로 잃어버렸으니 말이죠. 선천적으로 말을 못 하고, 듣지도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옆집에서 새끼 강아지를 키워보라 준 것이 인연이 되어 반려인과 반려견으로 한 지붕 가족이 된 지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홀로 지나는 삶 속에 모든 게 희미해지고 만져지는 것조차 혼미해지는 인생길에 동행하는 이가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기에 할머니는 가슴에 묻은 딸이 살아온 거라 믿고 이름을 “순이”라고 지었답니다 수많은 생을 거치면서 어느 시간대 어느 ..
“당신 누군데 내 집에 있어요 “ 남편은 아내의 그 말에 눈물부터 흐릅니다 남편을 곁에 두고도 기억을 못 하는 제 아내는 치매라고 말하는 이 남자는 별을 안고 나간 걸음이 별을 등에 지고서 들어온 40년 함께한 세월 동안 우리 부부는 참 행복한 일상을 서로의 가슴속에 그려놓으며 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아들딸 이제 짝지어 보내고 자식을 위해 던져 버렸던 청춘과 시간을 다시 찾자며 사랑한 후에 남겨진 것들에 대해 하나둘 정리하고 있을 때 찾아온 불청객 "치매" 잠을 청해도 오지 않던 남편은 일어나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밖으로 나갑니다. 그 걸음이 얼마 지나지 않은 자리를 더듬어 멍한 달만 올려다보는 남편 옆에 나란히 앉는 아내를 보며 “당신 안 자고 왜 일어났어” 밤새 뒤척인 눈물을 내보이며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