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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생각해야 될 이야기 -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

언제나 여행 중 2019. 6. 14. 20:00

“당신 누군데 내 집에 있어요 “

남편은 아내의 그 말에 눈물부터 흐릅니다

남편을 곁에 두고도 기억을 못 하는 제 아내는 치매라고 말하는 이 남자는 별을 안고 나간 걸음이 별을 등에 지고서 들어온 40년 함께한 세월 동안 우리 부부는 참 행복한 일상을 서로의 가슴속에 그려놓으며 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아들딸 이제 짝지어 보내고 자식을 위해 던져 버렸던 청춘과 시간을 다시 찾자며 사랑한 후에 남겨진 것들에 대해 하나둘 정리하고 있을 때 찾아온 불청객

"치매"

잠을 청해도 오지 않던 남편은 일어나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밖으로 나갑니다.

그 걸음이 얼마 지나지 않은 자리를 더듬어 멍한 달만 올려다보는 남편 옆에 나란히 앉는 아내를 보며

“당신 안 자고 왜 일어났어”

밤새 뒤척인 눈물을 내보이며

“여보 나 병원에 있을게 당신 힘들게 하는 내가 미워서 그래 "

가슴에 온통 자신의 생각만으로 살고 있는 남편에게 미안해서였는지

“더 이상 당신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단 일분이라도 당신을 기억하는 이 시간마저 사라지기 전에 제발 날 보내줘.. 응 여보"

아픈 세상 속에서 나를 웃게 만들어준 사람 남편에겐 그런 아내였기에 상실의 아픔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여보 당신 남편 이름이 뭐야"

“여보 당신 남편 이름이 뭐야”라며

남편 말을 되풀이만 하는 아내...

남편은 둘이었다가 혼자인듯한 일상 속에서 지쳐가고 있을 때 놓아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아내를 병실에 눕혀놓고 남편은 발걸음을 돌립니다.

​"여보 나 간다..."

병실 문 옆 복도에 기대어 선채 눈물을 흘리는 남편...

내달려진 그 눈물은 아내에 얼굴에도 똑같이 그려지고 맙니다.

문 하나 사이를 두고 남편은....

아내는....

그렇게 혼절의 아픔을 내보이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떼지 못한 발걸음은 유리창 너머로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고,

아픔을 이기지 못한 남편은 병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가더니

“여보..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는 아내

“여보 집에 가자 내 등에 업혀”

남편은 다시 아내를 업고 병원을 나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내 인생에 소중한 선물은 당신이라며....

주인 없는 바람을 안고 한가로움이 놓여 있는 공원 벤치에 앉아 아내의 팔과 자신의 팔에 노란 끈을 묶고 있는 남편

“이제부터 당신과 나랑 죽을 때까지 이끈 은 절대 풀 수 없는 거야"라며 말하는 남편을 아내는 물끄러미 바라보며

“당신을 기억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짙은 눈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새벽녘 잔별들이 아직도 빛나고 있는 am 4:00

“아저씨 엄마 보고 싶어 나 좀 데려다줘 빨리 가자 우리 엄마 버스 타고 떠나기 전에.. “

사랑의 끈으로 묶인 이 길을 부부이기에 가질 수 있는 그만큼의 거리로 별빛이 놓인 자리를 더듬어 끝없이 끝없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랑의 끈을 잡고서 더 많은 계절을 느끼며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어서 걸어서 천국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남편은 배고프다고....

화장실 가고 싶다는...

그 말만이라도 해줄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해하며 정류장에 머물렀다 떠나가는 버스마다 어릴 적 버스터미널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의 그 기억의 끝을 붙잡고 창가에 떠난 엄마의 얼굴이 비쳐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내의 눈동자를 남편은 바라보고 있습니다.

같이한 시간들을 잃어가는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아픔과 마주 서야 하는 남편 눈물로만 슬픔을 내보이는 이 마음을 하늘만을 알기를....

내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날들이었기에 자식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의 하루가 아내를 위해 주어진 삶이 전부일지라도

“부부라는 땅에”

“남편이라는 씨앗을 뿌려”

“사랑의 눈물로 물을 주어”

“함께하는 행복의 힘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남편께서도 치매 초기 증상입니다. 치료를 받으셔야겠습니다"

평생 희생하며 산 아픈 아내를 두고 치료를 받을 수가 없는 남편은 오늘도 아내랑 묶은 사랑의 끈 하나로 새벽불 밝히며 달려가는 버스를 힘든 세상까지 등에 지고서 바라보던 남편의 입에서는 노래한 구절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고왔던♬ 여자의 순정을♪이 못난

♪내게 바쳐두고♩

한마디♪ 원망도 않은 채♩긴 세월을 보냈지♬

난 맹세하리라♬ 고생 많은 당신께♬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그대를 사랑하리♬....”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에게 추억 하나라도 더 떠올려보려고 어둠에 분칠하듯 그려지는 오선지 위에 아내의 목소리가 또렷이 새겨지고 있을 때 남편의 눈가에 흐르는 이름 모를 눈물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남은 생을 아내를 위해 바칠 수 있는 건

“오랜 시간 함께 사랑한

우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

- 노자규의 골목이야기 중에서 -

어느 좋은 분께서 소개해 주신 글입니다.

김 여사님... 내 맘 알지~~. 나 두고 혼자 가면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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